한국복식콘텐츠 제작’ 수업을 마치며


단국대학교 대학원 전통의상학과

김현승


저는 ‘콘텐츠’ 라든지 ‘컴퓨터로 작업하기’ 같은 것에 나름 익숙하다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초등학생때부터 부피가 커다란 컴퓨터를 집과 학원에서 접하고 있었고 대학교를 애니메이션과로 들어가면서 개인 컴퓨터를 가지는 건 물론이고 학교 작업도 모두 컴퓨터로 만들어내야 했기 때문에 지금 대학원의 같은 과 선배들 또는 동기 및 후배분들보다는 컴퓨터를 잘 다룰 것이다 라는 근거 없는 자만심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2014년도 2학기 수강과목으로 <한국복식콘텐츠 제작> 수업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수업을 통해서 논문에 접목할 수 있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수업 이름에서 풍겨나오는 느낌이 낯설지 않았기 때문에 저와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수업은 재미있었고 흥미로웠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첫 번째, 저의 자만심이 산산이 깨졌고, 두 번째, 다시 한번 자신감이 채워졌습니다. 컴퓨터를 다룰 수는 있지만 나는 컴맹이다 라는 사실을 처음 받아들였을 때 정말 꽤 신선했습니다. 저는 컴맹이 아니라고 자신하고 있었는데 그건 잘못된 생각이었던 것이죠. 인터넷으로 저를 위한 웹페이지 하나 만드는 데만도 쩔쩔매었고, 파일들을 업로드하거나 수정하는 데에도 허둥지둥댔습니다. 새삼스럽게 모든 웹페이지들과 웹상으로 보여지는 모든 것들을 만드는 개발자분들이 존경스러워졌고 나는 단순한 작업만 하면서 컴퓨터를 잘 다룬다고 생각했구나 하며 저를 돌아보게 됐습니다. 그렇게 어렵게 웹페이지 하나를 만들고 나니 그 다음 단계로 위키피디아라는 사전을 제작하게 하셨죠. 사실 이제와 말씀드리는 거지만 매 수업의 순간순간이 속된말로 ‘멘붕’이었습니다. 어렵게 하나씩 따라가면 교수님께서는 업그레이드 시켜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따라가기 벅차서 말씀의 핵심을 빗나가게 이해하곤 했죠. 제가 응용력이 부족해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반복작업을 몇 번 하면서 점차 익숙해져갔고 어느덧 ‘Neo4j’라는 페이지까지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Neo4j의 명령어는 아직도 익숙하질 않습니다. 아주 간단한 것들만 숙지하고 있을 정도죠. 글자 하나 콤마 하나라도 틀리면 에러라고 뜨는 것에 당황도 몇 번 하면서 조금씩 재미가 붙었습니다. 무엇보다 Neo4j는 시각적인 효과가 아기자기하고 귀여워서 더 정이 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클래스를 정하고 관계를 설정해주는 것도 이미 Protege를 통해 한번 내용이 정리되고 나니 Neo4j는 나름 수월했달까요.

Neo4j와 위키피디아, 웹페이지 이 모든 것들을 경험해보면서 저도 즐겁고 도움이 많이 됐지만 이게 잘 다듬어지면 이 분야 정보를 원하는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될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만들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단국대학교를 들어와서 공부하기 전까지는 웹상으로 볼 수 있는 자료가 제한적이었고 봐도 알아보기 힘든 전문용어 투성이라서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때의 갈증을 학교 공부를 통해 어느정도 해소하고 나니 이런 디지털 자료에 대해서는 생각이 소홀해졌고 그 불편함에 대해 잊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인터넷에서 한국복식에 관한 자료를 찾는데 어렵고 힘들다는 글과 인터넷에 쉽게 떠돌아다니는 근거없는 오래된 자료들을 맹신하며 그것만을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이런 디지털 또는 시각적으로 좀 더 이해하기 쉬운 자료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저의 과거에 자료찾기가 불편했던 일들이 생각나면서 그 해결 방법에 대해서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았던 저를 조금은 반성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수업 시작할 때 처음 교수님께서 하고싶은 것을 선택해오라 하셨을 때 제가 경험했던 자료 알아보기의 어려움을 떠올렸고, 자료A와 자료B가 있다면 이 A, B를 어떻게 연결시켜야 하는지 알 수 없었던 답답함이 떠올랐습니다.

물론 그 자료들은 만드는데에 있어선 분명한 근거가 필요하며 깊이 연구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저의 학문연구 수준으로는 많이 부족하지만 알고 있는 한도 내에서 그리고 애매한 부분은 다른 분들의 연구를 찾아보고 정리하면서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자료를 정리하면서 저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제 앞으로도 교수님께 배운 기술들을 더 많은 주제와 연결시켜 보고 싶어졌습니다. 문헌과 그림이라는 따로 떨어진 자료를 한 곳에서 연결해 본다는 것은 필요한 일이고 앞으로 많이 실행되어야할 작업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주 작은 부분이었지만 저도 몇가지 자료들을 디지털 자료로 옮겼던 작업이 정말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