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인문정보학의 과제
우리는 인터넷 상의 지식 정보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누군가가 지식의 작은 조각을 만들어내고, 다른 누군가가 뜻을 통하게 하는 연결 고리를 만들고, 또 다른 누군가가 그 자원에 대한 사람들의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이다. 그런데 그러한 일련의 일들이 체계 없이 무질서하게 엮어지는 것과 일정한 목표와 방법을 가지고 수행되는 것 사이에는 결과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보다 유용하고, 신뢰할 수 있고, 더욱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식 정보의 생산을 위해서는 전략과 기술의 개발, 그리고 그것을 운용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의 육성이 필요하다.
인문정보학은 인문지식의 정보화에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을 탐구 주제로 삼는다. 정보 처리 기술 수준으로 이야기하자면, 가장 낮은 단계의 데이터 입출력 문제에서부터 정보과학의 궁극적 목표라고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의 구현에 이르기까지, 거기에 인문 지식이 결부되는 과제들은 모두 인문정보학의 과제일 수 있다. 그 가운데 실용적인 측면에서 문화콘텐츠의 제작과 직결된 것을 우선적으로 꼽는다면 인문학적 지식을 디지털 미디어에 탑재하여 사이버 공간에서 유통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텍스트 편찬 기술, 그리고 ‘읽고 이해하는’ 대상이었던 인문지식 콘텐츠를 ‘보고 느끼는’ 감성적 체험의 대상으로 전환하는 인문지식의 시각화 기술을 들 수 있을 것이다.